사랑의 이율배반

2014. 9. 18. 17:40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삶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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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2014. 9. 16. 20:29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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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세계

2014. 9. 15. 01:41












      

"다만 멀리 존재함으로 환상처럼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별들의 세계가 그러하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주 그러하듯 쉽사리 사라지고 만다.


그의 진심이 궁금해 읽은 책 속에서 내 마음을 오래 잡아두었던 구절이다.


이제야 깨닫는다.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그래서 내게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자주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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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4. 9. 13. 17:43



우린 아마


기억하지 않아도


늘 기억나는 사람들이 될거야


그 때마다


난 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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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을 준비하며

2014. 9. 13. 17:32



울지마라 그대여,

네 눈물 몇 방울에도 나는 익사한다.


울지마라, 그대여

겨우 보낼 수 있다 생각한 나였는데


울지마라, 그대여

내 너에게 할 말이 없다.

차마 너를 쳐다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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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마

2014. 9. 11. 22:29



 

있잖아, 불행하다며

한숨쉬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있는거야

난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살아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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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2014. 9. 10. 17:49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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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9. 10:50


 

 

 

너도 보이지

 

오리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

 

바람에 몸 흔드려 춤추는 달이



너도 들리지

 

시냇물에 반짝반짝 은 부스러기

 

흘러가며 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 

 


그래도 그래도

 

 

 

너는 모른다

 

 

둥그런 저 달을 온통 네 품에

 

 

 

 

 

안겨주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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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

2014. 9. 9. 10:44


 

내가 그다지 사랑했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평생 못 올 사람인 줄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어여쁜 그대는 내내 어여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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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견디기 힘든

2014. 9. 8. 20:05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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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2014. 9. 8. 19:58


 

 

딱 한번만 숨쉬고 싶어

세상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는 거야

고요한 평화는 또 다른 죽음이었어

구석진 곳에 차갑게 방치된 채

내가 나를 보지 못한 날들이 뿌옇게 쌓였어

더듬이를 잃은 시간이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고 있어

자궁 속인지 무덤 속인지 모를 이 곳에서

나,

붉게 물들인 시간이 녹슬어 바닥까지 번졌어

한때 내 안에도 출렁이는 바다가 있었어

지금 하얀 포말 같은 언어들이 딱딱하게 굳어가

나를 깨우고 싶어

누군가의 손길에 세차게 흔들리고 싶어

나를 잠근 안전핀을 뽑고

내 안을 확인하고 싶어

나만을 태울 수 있는 불길을 만나

한순간의 뜨거움을 향해 확

나를 쏟어리고 싶어

딱 한 번만 숨 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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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2014. 9. 8. 19:51

희맑은

희맑은 하늘이었다.

 

(소년은 졸고 있었다.)

 

열린 책장 위를

구름이 지나고 자꾸 지나가곤 하였다.

 

바람이 일다 사라지고

다시 일곤 하였다.

 

희맑은

희맑은 하늘이었다.

 

소년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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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6. 14:27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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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의 일

2014. 9. 6. 12:35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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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2014. 9. 6. 12:02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한가


옅은 하늘빛 옥빛 바다의 몸을 내 눈길이 쓰다듬는데


어떻게 내 몸에서 작은 물결이 더 작은 물결을 깨우는가


어째서 아주 오래 살았는데 자꾸만 유치해지는가


펑퍼짐한 마당바위처럼 꿈쩍 않는 바다를 보며


나는 자꾸 욕하고 싶어진다


어째서 무엇이 이렇게 내 안에서 캄캄해만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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