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길

2014. 9. 6. 11:39




달을 향해 걷는 발걸음 소리.
목적도 축도 없이
밤이 빙글 도는 소리.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소리.
한숨 소리.
나무가 호흡을 바꾸는 소리.
담쟁이 잎사귀가 오그라드는 소리
지나가는 자동차의 불빛에 성큼
담벼락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그림자 소리.
너무 지쳐서 꼼짝도 못 하겠어.
벤치에서 한 노인이
이 빠진 달의 찻잔을 어루만지는 소리.
가로등이 파르르 떨리는 소리.
아무 반항 없는
시간의 기침 소리.
잠이 회유하는 소리.
잠시 구름이 멈추는 소리.

나는 네가 밤길을 걷는 것을 본다.
네게서는 달의 냄새가 난다.
너는 걷고, 걷고, 걷는다.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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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수고했어요

2014. 9. 6. 11:14




바람이 불면 안쓰럽게 버티지 말고, 


바람의 무게만큼 밀려나라.


힘주어 버티면 쓴 힘의 양만큼 미움만 쌓인다.


그동안의 꽃 같은 정이라도 안고 가고 싶으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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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 뒤에서


당신은 내 생각을 조금도 않지만


하지만 돌도 더위도 추위도

또한 당신도 막을 수는 없지


내 맘대로 내 속에서

마치 계절이 오가며

땅 위에 숲을 만들듯

내가 당신을 부쉈다 다시 맞추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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