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2014. 10. 16. 20:12
거기서는 늘 그릇이 깨진다. 움츠리고 있던 발톱이 튀어나온다. 비명이 터져나온다. 심장에 박힌 것들을 뽑아내며, 돌아가지 않으리라,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앞발을 혀로 핥고 귀에 묻은 피를 닦는다. 깨진것들이 쌓이는 곳, 거기에 고양이들이 산다.
쓰레기봉투가 집 앞에 쌓인다. 새벽이면 사라지리라. 밤보다 조용하고 새벽보다 빠른 고양이가 질긴 비닐 속에 담긴 억압의 냄새를 맡는다. 발톱을 세욱 비닐 곁으로 다가간다. 고양이는 봉투를 찢고싶다. 버려지기 위해 쌓인 것들을 흐트러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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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 이수정